*드디어 호드님 등판하십니다! 누가 뭐래도 '질서 선'입니다. 트-루 히어로
*굳이 비슷한 캐릭터를 따지자면 MCU의 캡아나 슈퍼맨 같은 서타일이라 하겠읍니다. 자신의 신념과 보편적인 선을 믿는.
*능력 모티프요? 본인 그 자체 아니겠습니까. 다람쥐썬더
*그런데 막상 호드님 묘사를 위한 레퍼런스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일하심씨오 호두씨 가능한 오래오래 많이많이
*제가 '호드어' 매스터가 아니라서 좀 평범합니duh. 호드어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습니duh.
이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놀라고야 마는 일이 있다. 새라고 하기에는 너무 크고, 그렇다고 비행기라고 하기에는 또 너무 작은 어떤 그림자가 건물 사이로 날아다니는 그런, 그리고 운이 좋다면 고층 빌딩의 창문을 통해서 그 정체를 알 수 있는 번개를 동반하는 그림자. 그러나 그것이 어떤 삿된 것이라는 의미는 결단코 아니다. 그 특유의 복장에 적응이 안 되었다면 모르겠지만.
도시 외곽을 한 바퀴 도는 지하철 안의 승객들은 저마다 잡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라면 품에 껴안다시피 하며 자신에게 닥쳐올 예정된 죽음을 피하고자 하였다. 역을 순식간에 4개는 지나친 지하철의 기관사는 이미 운전실에서 가슴에 작지 않은 구멍을 남긴 채 쓰러져있었다. 그렇게 만들어버린 자는 희번뜩한 눈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나도, 너희들도 다 죽는거야!!" 라며 절대 그럴 의도로 만들어지지 않은 방송 장비로 고래고래 광기에 가득 차 소리 질러댔다. 곧 있으면 완만한 곡선 구간에 진입하는데, 이 속도라면 분명 탈선할 것이고 그 말은 곧 저 멀리에 보이는 벽에 차체가 완벽하고도 처참하게 부서질 것이라는 의미였다.
맨 앞 칸에서, 공포심에 질려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부터 점차 절망적인 분위기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운전실의 작은 창문으로 그 반응을 확인한 자살 테러리스트의 웃음소리가 여과없이 방송을 타고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때. "뭐, 뭐야!!"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탑승객이 저마다 앞으로 자빠질 정도의 강한 급정거가 시작되었다. 당황한 모든 이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의아해 할 때쯤에는, 지하철이 완전히 멈춰선 상태였고 의도했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해 분노한 테러리스트가 무슨 말인지도 듣기 힘들 정도로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방송을 타고 있었다. 그리고 뭔가가 우그러지는 소리, 경악에 차서 날 것의 목소리로 내지르는 비명이 들리는 것을 끝으로, 승객들은 더 이상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방송에서 해방되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전 지하철의 문이 열리고 경찰들이 "조심히 내려오십시오!' 하고 외치는 것으로 소동이 끝났다.
"야... 이게 도대체 뭐냐?"
"그러게나 말입니다?"
승객들을 안전하게 인근 플랫폼까지 안내한 후, 사건의 뒷마무리를 지으려던 경찰들은 특히 맨 앞의 운전실 주변에 모여있었다. 보고서를 써야 하는 상급자들의 입장일수록 도대체 설명하기 어려운 이 흔적을 어떻게 상부에게 납득시켜야 할지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상태였다. 운전실 한 쪽 구석에서 기절해있는 범인이야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전조등이 위치해있는 곳 근처에 두꺼운 기둥 같은 것이 남긴 흔적 두 개가. 그 바닥에는 레일이 뭔가에 잔뜩 밀려서 일그러진 자리가 상당히 길게.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설명이 가능했겠지만, 그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것은 운전실 출입문에 난 손자국이었다. 누가 보더라도 이건 사람이 낸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한 걸까.
"아니, 여기에 뭔 사다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저기까지 올라갔냐고..."
"애당초 저 문이 사람 손으로 뜯어지는 그런 것이었습니까?"
"그랬으면 비상스위치 같은 걸로 열었지 저렇게 열리가 있겠냐?"
저렴하게 말하자면, 짬이 덜 찬 신입 순경이 입을 옴싹달싹하다가 손을 들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기존 경찰이 품고있던 상식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그 행적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그들은 '까짓거 들어나 보자'는 태도로 받아들였다.
"그, 그 사람이 한 것이 아닐까요? 가끔 봤습니다. 그... 날아다니고, 힘이 엄청 쎄고... 그러니까..."
신참이 내놓은 의견은 그의 존재를 부정하는 경찰들에게 있어 도시전설 쯤으로 취급되는 이야기였다. 아니나다를까, 그 말에 다른 사람들은 전부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며 핀잔과 타박을 잔뜩 놨다. 설령 그 사람이 진짜로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백여명의 승객과 이 거대한 지하철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상식적인 반론에 신참은 그저 가능성이었다며 기가 팍 죽어 변명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노스페라투 호드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히어로가 이 일에 참견했다고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상황임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지 자존심의 문제로 티를 내지 않았을 뿐.
"아, 또 오셨어요?"
"그렇습니다. 같은 것으로 부탁드립니다."
카페의 점장은 덩치가 산만한 단골의 방문에 환하게 웃으면서 반겨주었다. 낮은 저음과 이국적인 억양이 돋보이는, 그리고 그 덩치에 맞지 않게 두꺼운 렌즈가 매달린 안경, 심한 거북목과 구부정한 등이 유독 인상깊은 남자는 조용히 근처에서 기다리다 점장이 내미는 자신의 음료를 받아 들고 값을 치룬 뒤 자리를 떴다. 그 뒷모습을 보던 점장은 "저 허리랑 목만 펴도 어디 가서 꿇리지 않을 것 같은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카페를 나선 남자는 누가 보더라도 그 덩치 때문에 여러모로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은 어깨빵부터, 그의 거구를 눈치 채지 못하고 부딪치는 사람들, 때때로 좁은 골목길을 지나쳐야 할 적마다 끼이기 직전의 아슬아슬함까지. 그런 그의 태도를 지나치며 보던 사람들이 "덩칫값 정말 못한다." 라며 수군덕거렸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이 남자가 전부 듣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이 비록 거리가 한창 떨어진 장소였다 할지라도.
이 남자의 이름은 노스페라투 호드. 그는 좁은 골목길로 인해 타인의 시선이 떨어져나갔다는 것을 느끼고 안경에 손을 올렸다. 곧 안경을 벗고, 구부정했던 등과 목과 어깨가 언제 그랬냐는 듯 쭉 펴짐으로서 종전의 소심해보였던 남자는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누군가가 그의 모습을 보았다면, 마치 그의 등 뒤로 황금빛의 고리 같은 것이 비춰진 듯한 그런 착각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다시 들었다. 지하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이들의 비명, 그리고 그들을 조롱하는 어떤 광기로 찬 목소리, 지하철이 내서는 안 될 굉음을. 그의 눈에서 번개가 마치 꽃처럼 피어오르는가 싶더니 벼락이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정장의 사내가 은빛 망토를 두르고 붉은색의 슈트를 입은 히어로로 변했다. 땅을 박차는가 싶더니 이내 곧 하늘 높이 날아오른 그가 방금 전의 지하철 굉음을 쫓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조금만 버텨주십시오."
문제의 노선은 지상과 지하를 오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역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도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이 그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었다. 눈치 볼 여유가 없기도 했지만 조금이라도 늦는다면 열차는 탈선하고 사람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것이다. 지상에서 곧바로 지하의 노선으로 내려간 그는 지하철을 스치듯 날아 한참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폭주를 멈추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분명 거리상으로는 상당히 떨어져있었겠지만, 속도 때문에 그 거리차가 순식간에 좁혀졌고 열차가 곧 노스페라투 호드마저도 집어 삼키겠다는 듯 달려들었다.
그런 호드는 양 팔을 비롯한 온 몸에 힘을 단단히 주고, 열차를 향해 두 팔을 쭉 내밀었다. 뒤로 쭉 뻗은 다리에 선로를 구성하는 부품들이 힘을 받아 구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내민 팔은 열차의 안쪽으로 깊이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그의 눈부터 시작한 번개가 온몸을 타고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전기가 양 팔을 타고 미세하게 흐르며 운전실에 영향을 주었다. 지하철의 운전 구조에 대해서 모르는 그이지만, 그의 전기가 닿아 변화하는 모든 반응을 느끼며 브레이크에도 영향이 끼치기를 노린 것이다. 그의 초인적인 청각으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던 사이에서 유일하게 웃고 있던 목소리가 당황과 격앙으로 가득 찬 것이 느껴지자, 호드는 해냈다는 생각을 하며 열차의 폭주를 막는데 온 힘을 쏟아부었고 결국 차가 멈추는데 성공했다.
팔다리의 코스튬이 엉망진창이 된 그는 잠깐 '이걸 과연 수선 할 수 있을까?' 하는 표정이었지만, 이내 곧 둥실하고 살짝 날아 운전실의 문을 열고 그 안의 상황을 확인했다. 엎어져 있는 기관사는 가슴에 주먹만한 구멍이 뚫려있었고, 그 사이로 피가 이미 굳어있는 상태. 그리고 퀭한 눈에서 희번뜩한 광기가 줄줄 새어나오는 남자는 자신의 완력을 믿었는지 그런 호드에게 덤벼들었다. 어디까지나 덤벼들었을 뿐이었다. 노스페라투 호드는 그 공격을 한 손으로 가볍게 막으며 말했다.
"당신이, 이렇게 했습니까?"
"뭐, 뭐야!!"
"그걸로 충분합니다."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음을 아는 그는, 반대쪽 주먹을 가볍게 쥐고 휘둘러 정확히 관자놀이에 맞췄다. 어디까지나 그에게는 가벼운 수준이었지만, 일반인에게는 너무나 묵직한 그 한 방. 테러리스트의 눈에 초점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풀썩 쓰러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히어로의 귓가에서, 저 멀찍한 거리에서부터 다가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감지되었다. 내용을 듣자하니 경찰들이 출동한 모양이었다.
"당신을 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호드는 기관사의 시체를 똑바로 뉘여주고 구멍 뚫린 가슴을 테러리스트가 입고있던 옷으로 덮어주며 짧게 묵념했다. 다음엔 더 나아지리라. 다음에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더욱 최선을 다하리라. 운전실에서 나온 그가 허공을 밟듯 살짝 나는가 싶더니, 다른 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지하철을 빠져나왔다.
-5. The weird meets The bad(2) 에서 이어집니다.
'공개 썰입니다. > 완)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나쁜 놈 이야기 - 자경단원(2) (0) | 2022.11.19 |
---|---|
5. The weird meets The bad(2) (0) | 2022.11.19 |
3. The weird meets The bad(1) (0) | 2022.11.17 |
2. 이상한 놈 이야기 - 해결사(1) (0) | 2022.11.17 |
1. 나쁜 놈 이야기 - 자경단원(1) (0) | 2022.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