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제가 작성했던 쿠소글을 멋지게 각색해주셨읍니다!!
※당사자 분의 요청으로 어느 금손께서 해주셨는지는 안알랴드립니다. 저만 알거임다 제 금손님이심다 헤헤.
어떤 쓰글놈이여. 분명히 자신은 한 짓이 없다. 없음에도 찔리게 만드는 저 말을 내뱉은 목소리의 주인은 이덕수 요한 주임신부님이었다. 카르나르는 입구 근처에서 그 목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췄다. 이거, 들어가도 되는 건가. 짧은 30초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고민하던 카르나르를 발견한 주임신부는 손짓했다. 거기서 뭣혀. 그런 손짓을 따라 뻘쭘하게 들어선 카르나르는 신부가 바라보던 제단을 바라보았다. 성당을 자주 드나들지는 않았으나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은촛대. 은촛대가 없다.
어디 갔습니까? 쓰글놈이 훔쳐 갔어. 잠이 안 오길래 바람이나 쐬러 갔더니 문이 열려있는겨? 그래서 들어가 봤더니 뭔 시커먼 그림자가 저걸 훔치고 있더라고 그림자요? 카르나르가 재차 묻자 신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뻔뻔하게 이거 들켰군요? 하고 튀더라고. 물론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주임신부가 빗자루로 한 대 후려치긴 했으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려 그 뒤로 행방을 알 수 없었다고 카르나르에게 말해주었다. 근데…. 이걸 제게 말해주시는 이유가 뭡니까? 뭐긴 이놈아 네가 찾아오라 해준 거지. 그건 경찰이 할 일 아닙니까? 예나 지금이나 좋게 말하면 언변이 좋은, 나쁘게 말한다면 입을 잘 터는 카르나르가 꽤 얄미웠는지 주임신부는 어느새 들고 있던 효자손으로 그를 내려쳤다.
보통 도동놈이 아니니까 하는 이야기지. 그림자로 쑥 하고 들어갔대니까. 그 말인즉슨. 악마다. 그것도 주임신부의 기도가 곳곳에 닿아있는 이 성당에서 대담하게 은촛대를 훔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가진 악마. 어지간한 놈은 아니라는 소리고, 절도만 한다고 할 수는 없다. 혹시 모르지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놈일 수도. 그러니 니가 허야것지? 카르나르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신 제 방식으로 해도 뭐라 하시면 안 됩니다? 염병…. 대체 뭔 짓 거리까지 헐라고.. 그러나 별다른 방법이 없던 주임신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락했다.
오랜 시간 동안 입지 않던 신부복을 입고, 합법적이고 인간에게는 무해한 악마들의 인간문화를 즐기는 유일한 소통구인 바로 들어가는 짓이란 두 번 다시는 못 할 짓이었다. 한 걸음 내딛자마자 쏟아지는 적대심과 경계심의 눈빛은 참으로 다시는 받아내지 못할 것이었다. 또한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던 분홍색 머리를 가진 뢴트게늄또한 마찬가지였다. 거 알만하신분이 그런 옷을 입고 옵니까? 퉁명스러운 목소리였다. 참담하니까 굳이 안 물어보셔도 됩니다…. 마음 같아서는 대놓고 여기 한가운데에서 보란 듯 이야기하고 싶지만 양해해드리죠 갑시다 조용한 곳으로. 뢴트게늄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텐더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유일한 방안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그래서 왜 찾아온 겁니까?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거만히 다리를 쭉 뻗고 앉아있는 대악마가 신부복을 입었으나 신부가 아닌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악마 하나를 찾으려고 합니다. 명색이 대악마라는 분이 잘 아실 것 아닙니까? 흠…. 특징은요 눈만 보이는 새까만 복면을 썼고, 그림자 사이로 이동하며, 도벽이 있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거야 뭐 평범한 거고 뭐 다른 거 없습니까…? 빨간 넥타이가 바람이 안 부는데도, 펄럭인다더군요. 그거다!!! 카르나르의 말이 끝나자마자 소리를 버럭 지른 뢴트게늄에 카르나르는 깜짝 놀라며 그를 째려보았고 바텐더는 문을 열고 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보냈다.
아이, 그 미안합니다. 뻘쭘하게 양해와 사과를 구한 뢴트게늄은 말을 이었다. 내가 잘 아는데 그놈 훔치는 게 삶에 목적 같은 놈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같이 가시죠. 좋았…. 지금 뭐라고 했어요? 같이 나가자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더 들은 말이 믿기지 않는 듯 뢴트게늄의 선글라스 안쪽 녹색의 눈동자가 커졌다. 이곳은 절대로 나갈 수가 없는 곳이다. 그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유일한 곳이었고 그래서 늘 이곳에서 살다시피 하는 것이었는데 나간다? 카르나르는 또다시 소리를 지를 것 같은 그의 입을 막고선 작게 내뱉었다. 제가 신부복을 입은 이유입니다. 나가는 대신 당신은 성직자로서 제 일을 돕는 것이죠.
그럼 그동안은, 저 밖에 나갈 수 있다? 비협조적이거나, 쓸데없는 행동을 하면 바로 이곳으로 돌아올 겁니다. 카르나르는 도발하는듯한 말투로 뢴트게늄의 속을 긁었다. 저 밖의 햇빛은 보고 있노라면 질투심이 차올라 심기가 뒤틀렸었다. 그렇게 원하던 그러나 희망 없는 자유가 가망 없다 생각하던 일이 갑작스레, 이곳에서 제안받는다? 뢴트게늄의 흰자위가 검게 물들었다. 본래의 기색이 흘러나와 카르나르를 옥죄였으나 그는 싫으시면 안 하셔도 됩니다. 라는 말을 태연히 내뱉었다.
말한 거 꼭 지켜야 합니다? 그거 하나 믿는 거예요 지금? 거짓말은 안 합니다, 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안 하는 것뿐이지. 기운이 있었느냐는 듯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뢴트게늄은 애써 기쁨을 삼켰다. 당연히 하죠. 하고말고요.
카르나르가 바텐더에게 간단히 설명한 후,뢴트게늄은 태양 빛을 만끽했다. 질투심을 불러 심기를 뒤틀리게 하던 그 저주와도 같던 태양 빛이, 공기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이제는 낯설지만, 감정을 벅차오르게 했다. 계속해서 감격과 기쁨에 차 있는 뢴트게늄에게 카르나르가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그악마는 누굽니까? 이름은 따로 있죠. 근데 좀 애매해요. 잊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잊힌 것은 아닌 경계선에 있는 존재랄까? 카르 나르는 당황했다. 그런 그에게 뢴트게늄은 설명을 덧붙였다. 가끔 스며든 인간과 굉장히 잘 맞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인간도 악마도 모두 정체성을 잃고 그저 한 덩어리가 되어버려요. 물론 그 어중간한 것이 가장 위험하고? 우리가 찾으러 가는 그 자식도 이런 경우죠.
으스대는 저 꼴이 얼마나 보기 싫은지. 카르나르는 작게 한숨을 쉬며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를 안내했다. 물론 뢴트게늄은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이곳에 나는 왜 데려와요? 사악하기는. 그러게말이여 이 쓰글놈아. 예의 벽조목으로 만들었다는 효자손이 악마의 정수리에 내려꽂혔다. 그는 누구보다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었으나 카르나르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대여한 겁니다. 정식계약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놈아 악마를 성당에 들여놓는놈이 으딨어 이자리에 있을 흔적만 찾고 떠날 겁니다. 재빠른 카르나르의 대답에 신부의 정수리에도 혹을 만들어내려던 효자손이 멈췄고 그것을 굉장히 억울하게 쳐다보며 자신을 노려보던 늙은 신부에게 뢴트게늄은 목숨을 걸고 질문을 던졌다.
그놈 어디로 갔는지는 알아요? 저짝으로 사라졌는디. 주임신부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엔 창고라는 푯말이 붙은 문이 있었다. 그 문을 활짝 연 뢴트게늄은 바닥부터 무언가를 찾는 듯하더니 콧소리를 내고는 작은 환기팬까지 시선을 올려다보았다. 저기로 도망쳤네요? 그게 가능합니까? 그놈 본질이 뱀이니까 안될 건 없죠…. 근데 이상한 건 왜 진짜 은으로 된 잔은 안 훔쳤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뢴트게늄의 시선은 신부와 카르나르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제단보다 더 뒤에 있는 자그마한 감실에 닿아있었다.
그럼, 그 은촛대는 가짜입니까? 그럼 주는 돈이 얼마인디.. 성체성사할때만 쓰는 잔만 은이여. 당황한 카르나르에게 뭘 새삼스러운 것을 묻느냐는 듯 뻔뻔하고 태연하게 주임신부는 대답했다. 생각해보면 그럴 만 한 것이 성당을 운영하고 꾸려나갈 돈은 그리 넉넉하게 나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빠듯하게 나오지. 그러니 은촛대에도 돈을 쓸 여유는 없다. 가만히 두 사람의 말을 듣던 뢴트게늄이 무언갈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가 이눔아. 죽을 거 같아서 그래요 나가서 이야기하면 안 돼요? 뻔뻔스럽게 기지개를 켜는 대악마의 꼴이 참으로 보기 싫었던 주임신부는 효자손을 당장이라도 다시 한번 정수리에 꽂을 것처럼 손바닥 위로 탁탁 치며 뢴트게늄을 째려보았고 결국 뢴트게늄은 바로 입을 열었다.
나름의 선의로 훔친 거죠. 그 촛대가 가짜라고 했잖아요? 그걸 진품으로 들고 올 겁니다. 악마가 그런 짓을 한다고요? 그놈은 훔치는 게 목적이에요 값어치는 딱히 상관하지 않아요 훔치는 행위가 중요한 거지. 오히려 좋아할걸요. 가짜를 훔쳐서 진품을 가져다 놓는다고 훔치는걸 두 번이나 할 테니. 이상한 설명이었으나 납득하지 않으면 다른 이유가 있겠는가? 카르나르와 주임신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비두면 알아서 온단소리아녀. 이덕수 요한 주임신부는 별관으로 돌아갔고, 남겨진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흘렀다. 그것을 먼저 깬 것은 카르나르였다. 그럼, 이제 약속한 일은 끝난 셈이군요 어? 아니 잠깐만요, 나 조금만 더 구경하고 돌아가면 안 돼요? 나 아직 애니메이션도 덜 봤는데? 고작 나와서 보는 게 그런 겁니까? 카르나르가 어이없어하며 헛웃음을 내뱉는 순간 주임신부가 지내는 별채의 문이 왈칵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당황한 얼굴의 주임신부가 보였다. 대체 무슨일인걸까
느이 둘, 이짝으로 와바. 카르나르는 뢴트게늄과 함께 밀려 별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보인 것은 긴급 속보가 띄어진 뉴스였으나 의도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탓에 멀뚱히 있을 뿐이었다. 곧 주임신부의 손짓이 텔레비전으로 향하고 익숙한 몽타주가 띄워졌다. 검은색에 눈가만 보이는 복면과 그 눈 위에 붉은색 파티용 하트 선글라스가 특징인 남성의 몽타주. 앵커는 이 남성이 금은방 여럿을 털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물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주임신부에게 이미 효자손으로 몇 대 맞은 듯 팔뚝을 쓸어내리며 항변하는 저 몽타주를 닮은 악마가 있었다는 것.
주임신부가 말한 대로 붉은 넥타이가 홀로 나풀거리고 있었고 그런 넥타이를 맨 악마는 뢴트게늄에게 누구냐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곧바로 그 옆에 있던 카르나르에게 시선을 돌렸던 그는 다시 한번 뢴트게늄을 바라보다 이해하기 어렵다는 눈빛을 띄웠다. 뢴트게늄은 그런 그를 한심한 듯 보다 구석에 놓여있던 마대자루를 열어보았다. 내 말 맞죠? 뢴트게늄은 그 속에서 은촛대를 카르나르에게 던졌고 꽤 나가는 무게에 잠시 놀라던 카르나르는 곧바로 복면을 쓴 악마에게 질문을 건넸다. 이름이 뭔지 기억납니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소피아라고 지었습니다. 소피아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소피아 왜 이런 번거로운 짓을 했습니까? 그냥 했습니다.
카르나르는 자신을 소피아라 불러달라는 그 악마에게서 뢴트게늄이 제게했던 경계선이라는 그 단어와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함부로 정체를 깨우쳐주는 것과 훔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는 의미를 알려주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그런 놈이 금은방을 털어? 아이 그건 저 아닙니다. 은촛대를 훔치느라 다른 곳에 가 있었습니다. 자랑이다 이눔아! 다시 한번 효자손으로 얻어맞은 소피아는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호소했다. 이 정도면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러면 저기 뉴스에 나오는 놈은 누군지 압니까? 오가며 몇 번 봤습니다. 어디서 도둑질할 거다 그런 말을 한 적 있습니까? 은행을 턴다고 했습니다. 같이 금괴를 털자 그랬는데 영 내킬지 않아서. 아마 오늘 밤이라고 했습니다. 소피아의 말을 들은 셋은 바로 성당 안 낡은 시계를 바라보았다. 정확한 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대략 생각해봤을 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셋을 깨달았다. 다행인지 이 근방과 지역에선 금괴를 보관할만한 은행은 한 곳뿐이었고 반협박으로 소피아의 길 안내 또한 얻어냈다.
다만 문제는 그놈이 금괴를 털기 전 어떻게 보호하냐 이건데... 21세기에서 누가 악마가 금괴를 턴다느니 어쩐다느니 이런 말을 믿겠는가? 그럼, 제 그림자를 타고 가는 건 어떻습니까? 마치 카르나르의 생각을 읽은 듯 제안하는 소피아에 둘은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됩니다…! 아마도요? 아마도 하는 말이 심히 거슬렸으나 어쩌겠는가. 방법이 없는 것을. 이미 새카만 원으로 변한 그림자 위로 대악마와 카르나르는 발을 올렸고 곧 극심한 어지럼증으로 주변을 알아볼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정신이 들어오고 주변을 알아볼 수 있게 되었을 때쯤엔 그곳이 금고 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도 들어왔으니 다행입니다! 엄지까지 치켜올리는 뻔뻔함이란 뢴트게늄은 여전히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었고 카르나르는 소피아를 노려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쉿! 누가 옵니다! 아직 어지러움이 가시지 않은 둘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소피아가 이끌고 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소피아보다는 조잡한 그림자가 쑥 올라와 금괴를 쓸어 담으려 하는 행동을 취했다. 뭐해요..! 두 악마가 눈치를 주자 카르나르는 한숨을 쉬며 가져온 백조목 효자손을 던져 악마에 씐 도둑의 뒤통수를 맞췄다.
악마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소리를 질렀고 눈 밑이 퀭해져 피곤함을 들어내던 카르나르는 바로 성수를 뿌리며 효자손을 집어 들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물러가라. 교회의 신앙과 기도로 명하노니 멀리 떠나가라. 카르나르의 손에 들린 효자손이 계속해서 머리 위로 떨어졌다. 훔친 물건들 모두 금 조각 하나라도 모두 원상복구 시키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멈추지 않겠습니다. 카르나르는 한번 뱉은 말은 잘 지키는 사람이었다. 지금 소피아를 흉내 내던 가짜가 금괴로 손을 슬쩍 뻗어 훔치려던 그를 계속해서 내려치는 것만 보아도 누구나 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다시 은행 밖으로 나왔을 때, 카르나르와 뢴트게늄은 구토를 할 것 같다며 호소했고 소피아는 일이 잘 마무리됐다며 엄지를 다시 한번 치켜세웠다. 물론 두 존재가 정신을 제대로 차렸을 땐 사라진 뒤였지만.
뢴트게늄은 고개를 돌려 석양을 보았다. 어쩌면 다시 보지 못할 밖에서의 마지막 석양이었다.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이번 일의 기억만을 품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할 테지. 조금이라도 놓치기 싫다는 녹색빛의 눈동자가 석양을 한참을 담아내었다. 자랑도 못 하겠구만. 분명히 이런 특혜를 받은 걸 알면.. 뒷감당할수없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것은 뢴트게늄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뭘 그렇게 중얼거리십니까? 아직 못 돌아갑니다만. 에? 제 일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도와주는 것이 전제였지 끝내는 게 아니었습니다만. 뢴트게늄은 카르나르를 어리둥절히 쳐다보았다. 계약 좀 잘 읽고 하십시오 대악마라는 분이 이렇게 사기를 당하십니까? 분명히 반대로 자신이 해야 할 대사를 내뱉는 카르나르가 어이없었으나 뢴트게늄은 호탕하게 웃었다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카르나르는 그 말에 딱히 대꾸는 하지 않았다 그저 숙식은 책임 안 진다고 말하고선 따라오란 듯이 앞서나가고 뢴트게늄은 그저 그런 카르나르를 따라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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