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생각하는 해포AU는 짬통스가 주역이지만 아저씨들도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2. 근데 짬통스 셋에 세 아저씨를 한 편에? 와 이건 무리다 싶었습니다.
3. 그래서 1편에 1 아저씨 할당제를 부과하기로 하였습니다(?)
4. 사실 2.의 이유도 이유지만 나머지 두 아저씨는 무슨 과목으로 하는 것이 좋을지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호그와트에서 이제 2학년의 생활을 보내게 될 권민은 모든 것이 낯설었던 1학년 때를 떠올리고는 배시시 웃었다. 이제는 다이애건 앨리에서 물건도 잘 고를 수 있고, 호그와트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 9와 4분의 3 승강장도 겁먹지 않고 들어갈 수 있으니 1년 동안 마법 세계에 제법 익숙해졌다고 자신했다. 작년과 다르게 말 없이 움직이는 마차를 보기 전까지는.
“세스트럴.”
우등생 단답벌레가 눈을 끔뻑거리던 권민에게 말해주었다. 낯선 마법생물의 등장에 풍선처럼 부풀었던 자신감이 순식간에 반절은 줄어들었지만 권민은 작년처럼 곽춘식과 단답벌레와 같이 셋이면 무서울 것이 없으리라는 마음으로 똑같이 마차 위에 올라타, 열차 안에서 세웠던 주제, ‘올해는 어떤 한 해를 보낼 것인가’라는 토론 아닌 열띤 토론을 이어서 나누었다.
“아 근데, 소식 들으셨슴까? 올해만 교수님 셋이 새로 오신다고 했슴다.”
“아니, 뎃이라구요?”
“와.”
아무래도 기숙사 퀴디치 팀에 있다보니 선배들에게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조금 더 빠른 곽춘식이 불현듯 생각나 그 새로운 정보를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한 번에 세 과목이나, 작년과 다른 교수님과 1년을 보내게 될 예정이라니 이건 과연 어떤 징조일까.
그래서 그들의 토론은 그 새로 오신다는 교수님들로 주제가 은근슬쩍 바뀌었다. 무슨 과목을 맡으실까, 어떤 교수님들이실까. 적어도 무서운 분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라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었지만, 모든 것은 늘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법이다.
“댕긴 거 돔 보딥디오, 딘짜 무덥듭니다….”
“인정.”
"…어? 노스페라투 호드…? 설마?"
후플푸프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과, 래번클로 테이블에 앉은 한 사람은 교장선생님의 연설(그 중에는 밤에는 제발 돌아다니지 말아달라는 것도 있었다.)이 끝나고, 새로운 교수님 소개 시간에 드디어 처음으로 마주한 그들을 보고는 얼어붙었다. 굳이 그 셋만 얼어붙은 것은 아니었던지, 기숙사를 막론하고 동급생부터 선배들까지도 긴장감으로 가득차 저들끼리 웅성거렸다.
여러가지로 엄격하고 무서워보이는 세 중년은 각각 카르나르 융터르, 캘리칼리 데이비슨, 노스페라투 호드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마친 뒤 신입생들의 기숙사 배정이 끝나자 작년과 같이 대연회실의 길쭉하고 거대한 네 테이블에는 저마다 굽고, 튀기고, 삶고, 지지고, 볶고, 부치고, 졸이고, 훈제하는 등의 갖가지 방법으로 요리가 된 고기와 야채, 심지어 소스들이 빈틈없이 올라왔다.
짬통스도 기차 안에서 먹은 간식들은 진작에 소화가 다 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교수님들의 등장으로 인한 긴장감은 일단 접어두고 원하는 요리들을 양껏 자기 앞의 접시 위에 올려, 그 후식까지도 말끔히 먹고 늘 그리웠던 기숙사 침대에 올라가 잠을 청하게 되었다. 그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채.
“반갑습니다, 올해부터 여러분들과 마법약을 함께 할 카르나르 융터르입니다.”
올해 첫 마법약 수업은 후플푸프와 래번클로 기숙사가 같이 참여하였다. 단정하게 넘긴 머리카락, 인상과 어울리게 빈틈없이 가린, 톤이 조금씩만 다른 검은색 복장은 그 망토까지도 한 세트처럼 보였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가장 놀란 것은 교수의 지하 감옥은 가뿐히 뚫고 내려갈 것 같은 목소리였다. 그런 반응에는 더 놀랄 것도 없다는 듯이 스스로를 융터르라 소개한 교수는 나지막하게 단 한 마디로 좌중을 압도했다. “조용”
“이미 1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여러분들은 마법약이라는 과목이 기존의 다른 마법들과 성향을 달리함을 충분히 인지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는 그리 이어 말하며 교수의 탁자 위에서 그는 한 마법약을 집어들어 투명한 상자 속의 흰 털과 붉은 눈이 인상깊은 생쥐 위에 정확히 한 방울만을 떨어트렸다. 고작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의 크기였던 생쥐가 순식간에 팔뚝만큼 커지자 모든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이 징그러워하며 작게 꺅꺅 비명 질렀다.
그 소란을 예상했는지 교수는 다시 상자 안이 비좁아 과격하게 몸부림치는 생쥐 위로 아까와 비슷한 색의 마법약을 똑같이 한 방울 떨어트렸고… 생쥐는 그렇게 죽었다. 끽끽거리며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고, 사지를 부르르 떠는가 싶더니 게거품을 물고는. 이제는 비명마저 지르지 못하고 학생들은 저마다 작게 헉 소리를 내며 기겁만 할 뿐이었다. 그 위로 교수가 조근조근 말했다.
“방금과 같이 나는 단 한 방울의 약으로 조그만한 생쥐를 크게 키웠다가 죽였습니다. 둘의 마법약 성분은 오로지 단 하나의 미약한 차이였음을 미리 말해두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이 만드는 마법약 또한 그렇습니다. 아직 미숙한 마법사인 여러분들이 지팡이로 부리는 마법은 사람들에게 해를 끼쳐봐야 코피나 흐를 정도겠지요. 그러나 마법약만큼은 아닙니다. 이 점, 유념하시기를 바랍니다. 꼭.”
마지막 단어를 힘주어 강조하는 말로 끝난 그 연설. 요컨대 실수하면 큰일 난다는 내용을 길게 설명하는 것도 그의 묘한 재주였지만, 노란색 넥타이와 파란색 넥타이를 목에 맨 학생들은 방금 전 상황에서 큰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에 별 다른 불평을 하지도 못하고 교수가 시키는대로 교과서를 펼쳐 가장 첫 번째에 위치한 마법약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집을 키우는 약이다.
창고에서 저마다 재료를 꺼내 다듬고 썰고, 때때로 다져서 구리 냄비에 집어 넣고 불 조절을 하는 과정을 교수는 조용히 돌아다니면서 지켜보았다. 분명 동일한 재료를 집어 넣었는데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부터 냄새와 색, 심지어 점도까지도 저마다 다른 것은 학생들에게 있어 늘 변함없는 의문이었고 당연히 그 사이에서 교수가 바라는 합격과 낙제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권민 군, 합격입니다.”
“엑?! 뎡말딥니까?”
“지금까지 해온 과정을 교과서대로 충실히 따랐군요. 후플푸프에 상점 5점을 드리겠습니다.”
완벽한 연보랏빛 약을 교수가 칭찬하자 주변 탁자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권민은 남몰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작년에도 마법약만큼은 주문을 외운다는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성적이 좋았던 만큼 올해도 꼭 잘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욕이 활활 일어나는 그와 달리 곽춘식은 조금 상황이 좋지 못했다. 아무리 불조절을 약하게 해도 타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던 것이다.
교수는 당황해하는 춘식에게 크게 나무라지 않고, 그저 점도 조절을 위해 다른 재료를 일러주며 조금만 더 넣으면 될 일이라 하였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춘식의 뒤로 그의 지적은 계속 되었다. 너무 묽다, 연보랏빛이 아닌 연청빛이 되어있다 등등. 단답벌레의 차례에서도 약간의 지적은 있었지만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훌륭하다며 칭찬으로 똑같이 래번클로에도 5점을 상으로 주는 등 교실의 분위기는 풀어졌다.
그 분위기를 삽시간에 망친 학생만 아니었다면.
“이건…, 도대체 뭘 만든겁니까?”
“....”
래번클로 자리에서, 파란색 넥타이를 한 2학년이 교수를 도전적인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로 카르나르 융터르를 교수로서 존중해주는 태도가 아니었고, 그 증거로 권민과 곽춘식이 그 학생의 구리솥을 힐끗 보았을 때는 엉망진창의 짙은 회색의 뭔가가 끈적하게 기포를 터트리며 끓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의 마법약이 보랏빛을 바탕으로 좀 더 붉거나 푸르거나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명백히 대충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공연히 그 옆에 있던 단답벌레는 아예 대놓고 팔짱을 끼며 적대시하는 그 짝꿍의 태도에 긴장해 조금 자리를 멀리하였다. 그런 융터르 교수가 단답벌레에게 갑자기 시선을 옮기며 물었다.
“단답벌레 군, 혹시 이 학생에게서 들은 바가 있습니까?”
“아, 아뇨.”
갑자기 모든 학생들의 이목을 끌어버린 그는 제 단발머리가 나부끼도록 도리질을 치며 황급히 부정했다. 게다가 그건 사실이었다. 관계성을 따져본다면 그저 옆자리에 앉았을 뿐이었고, 과거의 일까지 끄집어낸다 한들 새로운 교수로서 그가 교장 선생님을 통해 전교생에게 나섰을 때부터 묘한 적대감을 보였던 기억만 있었을 뿐이니까. 그러니, 이 반항아는 처음부터 어깃장을 놓는 치기어린 행동을 선보이는 것이다.
마법약 교수는 그 예의없는 행동에 눈을 찌푸리면서 지팡이를 꺼내 그 구리솥 주위로 가볍게 휘둘렀다. 이제는 거의 타르 수준으로 변했던 정체모를 액체가 깔끔하게 사라지고, 교수는 싸늘한 눈으로 그 학생을 바라보다가 특유의 저음으로 조용히 말했다.
“학생은 강의 종료 후 제 사무실로 곧장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그러지 않으면 래번클로에 벌점으로 50점을 감점하겠습니다.”
래번클로 기숙사 학생들이 있는 자리가 순식간에 성난 벌떼처럼 웅웅대는 소리로 가득했다. 곽춘식이 귀를 기울여보니 그러니까 교수에게 왜 덤비냐는 것부터, 교수님이 좀 너무한 것 아니냐 등등의 의견들이 심하게 갈리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가 저지른 실수도 아닌데다가 그저 한 학생의 반항으로 벌점 50점이라는 큰 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점차 반항아에게 부정적인 여론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조용. 예상치 못한 것에서 여러분들의 강의 시간을 빼앗아버렸군요. 숙제는 오늘 만든 크기가 커지는 약에 대해 양피지 다섯 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를 써올 것, 이상입니다.”
다시 학생들을 진정시킨 교수는 아까와 별 차이 없는 조근조근한 말투였지만, 듣는 이들에게는 싸늘하게 들리는 그 어조로 수업을 마무리 지으며 강의실 문을 나섰다. 뒤늦게 학생들이 긴장감에 얼어붙어있다 저마다 급속으로 해동된 듯, 주섬주섬 자기 짐을 챙겨 다음 강의 혹은 방금 받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과제의 양이 교수의 첫인상만큼이나 무서웠다.
“와…, 방금 무더웠듭니다.”
“저돔다. 아니, 그 사람 대체 뭐임까?”
“모름.”
숙제를 위해 대연회실에 모인 짬통스는 아까의 사건에 대해 저마다 떠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은 단연코 문제의 반항아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숙사 관계를 떠나 평소 발이 넓던 춘식이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부탁한 뒤, 단답벌레와 권민에게서 숙제를 보여주는 것을 약속 받고 다른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정보를 모아왔다.
그가 모아온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요약하자면 그 반항아가 옛날의 ‘그 사람’의 열렬한 추종자 집안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의 출신성분이 순수혈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저렇게 어깃장을 놓았다는 말에 두 사람은 어이가 없고 황당해서 턱이 빠질 뻔 했다.
“미침?”
“그르게요. 딘따 미티디 않고더야 덜명할 뚜 없떠요.”
하지만 같은 기숙사인 단답벌레는 춘식이 전달한 정보에 신빙성을 느꼈다. 1학년 초반만 하더라도 순수 마법사 집안인 자신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가 싶더니, 머글 출신인 권민과 반반인 춘식과 어울려지내는 날이 길어질수록 점점 대화가 멀어진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학생은 점차 기숙사 내에서도 거의 말을 하지 않기도 했고.
단답벌레 그 특유의 화법 때문에 설명에 제법 시간이 걸렸지만, 두 후플푸프 기숙사생은 기숙사의 덕목에 어울리는 끈기를 보여주며 친구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주었고 그 설명이 끝나자 표정이 창백해졌다. 아직도 그 옛 악습을 신봉하는 자들은 요새 마법 정부가 눈에 불을 켜고 잡아들인다고 했던 것 같은데, 라고 춘식이 중얼거리는 말을 권민은 똑똑히 들었다.
“그러고보디까, 요대 태벽에 학땡들이 몰래 빠뎌나간다고 그더지 않았나여?”
“아, 저도 들었슴다. 교장쌤께서 그렇게나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는데 말임다.”
“설마….”
세 친구는 서로의 눈을 마주보면서 자신만 그런 불길한 생각을 한 것이 아니었는지 식은땀을 흘렸다. ‘그 사람’의 추종자가 설마 아직도 이 시대까지 활개를 치는건가? 불길한 기분이 문득 들었지만 당장은 아무것도 뚜렷하지 않기에, 그들은 당장 눈 앞에 직면한 문제부터 풀기로 했다. 시간표에 따르면 불과 이틀 뒤에 다시 마법약 수업이 있을 예정이었다. 자신들의 이름을 초면부터 곧바로 말해버리는 그 무서운 교수한테 이번에는 상점을 받았지만 까딱하다 벌점을 받는 것은 무서웠기 때문에.
“오늘은 여러분들이 어떻게 숙제를 해왔나, 그 부분을 초자아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겁니다.”
당연히 학생들은 황당해하며 쑥덕거렸다. 가뜩이나 숙제로 낮은 점수를 받게 되기라도 하면 민망해서 어디 숨고 싶은 마음 뿐인데, 그걸 공개적으로 떠벌리고 다니겠다는 선언으로 들렸으니까. 그러나 다행히도 그렇게까지 공개처형의 수준은 아니었다. 학생들이 적어내린 숙제들을 다시 자신이 요약이라도 했는지, 융터르 교수의 손에는 양피지가 몇 장 들려있었고 그걸 토대로 칠판에 적어가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지난 시간 여러분들이 시도했던 마법약의 특징은, 재료를 취급하는데 있어 1학년에 비해 더욱 섬세하게 다루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입니다. 그 점을 생각하며 실패했던 점들을 다시 떠올리시는 것이 금일 강의에 큰 도움에 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만들게 될 마법약들은 전부 이 기초부터 신경을 쓸 부분이 늘어나므로 유의하시기를 바랍니다.”
낮은 음으로 중얼중얼거리는 소리가 얼핏 적당히 졸음을 불러올 정도지만 학생들은 지난 시간의 사건을 떠올리고는 책잡히지 않으려 노력했는지, 저마다 양피지 위로 잉크를 묻힌 깃털펜이 그 표면을 슥슥 긁어대는 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강의실은 학구열로 가득 찼다.
그러면서도 그 저음이 강의실을 장악하는 동안, 자신이 제출한 내용과 연상되는 부분이 흘러나오기도 했는지 드문드문 뜨끔해하거나 대놓고 신음소리를 내는 학생들은 그래도 공개처형은 면했다는 생각에 안도하고 있었다.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문득 시계를 본 교수가 분필을 내려놓고 강의를 마친다는 선언을 하자, 학생들의 혈색이 급격하게 좋아지면서 삼삼오오 강의실을 빠져나가려 했다. 짬통스 셋도 한데 모여 그 행렬에 동참하려 했을 때였다.
“곽춘식 군과, 권민 군 그리고 단답벌레 군은 잠깐만 기다려주시지요.”
설마 숙제를 서로 보여주며 마친 것이 문제라도 되었을까? 세 소년이 긴장을 한 얼굴로 서로 한번씩 마주보고는 쭈뼛거리면서 교수 앞으로 나란히 섰다. 아직은 어린 그들의 염려가 얼굴 위로 대번에 드러났는지, 융터르 교수는 작게 웃으면서 말했다.
“최근 곽춘식 군이 모아온 그 소문 말입니다만, 간단히 말해 헛소문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음,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질책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저 이후의 학업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크겠다 생각해 말씀드린 것이니 부담은 가지지 않으셨으면 좋겠군요.”
단답벌레가 놀라 저도 모르게 반문을 했지만 교수는 부드럽게 타일렀다. 그래도 그 부드러움을 완전히 빼내고 본질만을 말하자면 이 일에서 손 떼라는 일종의 경고임을 세 절친이 모를리가 없었다. 망토부터 신발까지 새카만 옷차림을 고수하는 마법약 교수는 긴장한 짬통스 셋을 각각 보다가 마지막으로 춘식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춘식 군은 좋은 친구들을 둬서 부럽군요.”
“에, 에? 그—으 감삼다?”
춘식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에 마법약 강의실 문이 왈칵 열리며 거의 천장을 보듯 고개를 올려다봐야 하는 사람이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 모습에 미간을 살짝 찌푸린 마법약 교수가 세 학생에게 서둘러 가라는 듯 손짓을 하면서 난입한 새 손님에게 아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쌀쌀맞게 말했다.
“캘리칼리 데이비슨 교수님, 여느때와 같이 노크는 생략하시는 겁니까?”
“글쎄—에, 전에는 노크를 했더니 문을 부수냐고 그러길래 넘어간건데?”
큰 키 만큼이나 갈색 망토가 펄럭거리는 소리도, 그 동작과 목소리도 거대한 교수는 씩 웃으면서 마법약 교수를 보다 그 근처에서 얼어붙듯 서있던 세 학생에게 대뜸 시선을 돌리고는 호탕하게 인사를 건넸다.
“어—이, 자네들도 이제 곧 있으면 내 강의에 참석하겠군? 그럼 그때 보자고!”
“겁주시는 겁니까?”
“겁이라니! 이거 누가 들으면 오해할 발언이군.”
껄껄 웃는 덩치 큰 교수가 그 덩치만큼이나 큰 손으로 학생들을 은근슬쩍 강의실 바깥으로 떠밀었다. 당연히 그 힘에 상대가 안 되는 짬통스는 어리벙벙한 상태가 되어 눈을 끔뻑거리다 서둘러 빠져나왔다. 무슨 이유인지 설명은 할 수 없었지만, 두 교수가 이제부터 나눌 대화를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공개 썰입니다. > 해포AU 모음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포AU로 짬통스와 거울미로 (0) | 2023.04.13 |
---|---|
해포 AU로 짬통스와 영웅적인 변환 마법 (0) | 2023.01.17 |
해포AU로 짬통스와 의외로 호쾌한 어둠의 마법 방어법 (0) | 2023.01.16 |
해포 세계관으로 짬통스가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0) | 2022.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