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썰입니다.

공개 썰입니다./교류행동 단편선

난파선의 최종 목적지

우주선이 거칠게 이리저리 움직인다 한들, 이건 본질적으로 프리터는 본인 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굳이 책임자를 따지고 싶지도 않았고 오롯이 운이 나빠도 정말 더럽게 나쁘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계기는 구형 네비게이션이 슬슬 맛이 갈 기미가 보이는가 싶은 모습을 방치한 것이긴 하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결과가 어째서 경찰의 감시가 드문 무법지대로 순식간에 흘러들어는 것이란 말인가. 변변한 무기도 갖추지 못한 우주선은 고철로 만들어 버림이 마땅하다는 듯 사방팔방에서 강도들이 저마다 저 놈은 내꺼다라는 시그널을 쉬지 않고 주는 모습은, 차라리 맨정신으로 블랙홀에 빠지는 것이 나을 정도였다. 자신의 우주선 조종간이 생명줄이 된 그로서는 필사적으로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는 끝에 생명은 부지할 수 있었다. ..

공개 썰입니다./교류행동 단편선

연성교류)악마사냥꾼

*저번에 연성교류로 퇴마융의 캘 외전을 부탁드렸던 것이 왔읍니다! *익명 요청이라 아쉬운 마음에 익명으로 이 갓작을 대신 올립니다 여러분 많이 봐주시고… 이 자를 칭찬감옥에 가둬주십쇼 캘리칼리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있는 저택을 바라보았다. 외딴섬처럼 산중 깊은 곳에 들어서 있는 이 저택. 오감이 이야기한다. 이 안은 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그래서 집주인이 직접 사정사정하며 제발 이 집과 그 안에 있는 자기 아들을 구해달라 하는 것 아니겠나. 두려워 말라 주께서 나와 함께하시니. 나아가라 저 악을 뚫어내고, 어둠을 헤쳐내어 어린양을, 저 소중한 생명을 구해내라. 캘리칼리는 성큼성큼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고 차가운 푸른색의 눈동자가 집안에 내려앉은 어둠을 바라보았다..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그 외

포근한 강철

소위 '과학팸'이라 불리는 네 사람 그 누구도 합방에 당첨되지 못한 어느 늦은 밤. 그 날도 연구에 매진하던 도파민 박사를 도와주던 왁파고의 배터리가 슬슬 바닥을 보일 기미가 되었다…라기보다도 어쩐지 그냥 사람마냥 정해진 시각이 되면 왁파고는 늘 절전모드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최근에는 아예 자연스럽게 하품을 쩍쩍하는 행동까지 흉내내서 조금 떨어진 자리에 있던 새우튀김의 입이 떡 벌어지기까지 했다. "야, 깡통아. 너 기계 맞냐?" "맞습니다. 모사 프로그램이 정확히 작동하고 있는 것 같으므로, 새우튀김 님의 반응을 스토리지에 저장하겠습니다." "니… 이럴때만 기계인 척하는거 아니지?" 갈수록 가관도 아니라는 생각에 할말을 잃은 도파민 박사의 조수가 어처구니 없다는 얼굴을 고스란히 드러내놓고는 고개를 절래..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판타지

이방인

*'성주 원탁 회의' 의 후속편? 정도가 되겠읍니다. *다시 한 번 설정을 날조하도록 허락해주신 칠성 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히키킹의 발음을 마고프네드 사람들은 잘못 이해해서 '히키킹구'가 그의 이름인 줄 압니다. 태초의 8성이 위치한 곳 중, 어느 곳이 가장 혹독한 환경이냐고 묻는다고 하면 의견들은 저마다 다를지언정 공통적으로 나오는 곳이 있었다. 마고프네드. 위치로만 따지자면 그 티아로크 성보다도 더 북쪽에 있으며, 인접한 지역 하나 없이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이며 마땅히 군침을 흘릴 법한 자원도 그리 많지 않은, 이 곳 사람들은 그리하여 살기 위해 더 많은 지식을 추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있어 유학을 하고자 한다면, 마법의 풍마성이나 기계공학의 테..

공개 썰입니다./교류행동 단편선

연성교류)성주 원탁 회의

*마찬가지로 칠성님의 정말정말로 맛있는 소재를 받았습니다. *성이 성주와 수호신을 선택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골자입니다. 저 멀리서 보이는 것은 분명 성이다. 하지만 기세등등한 위병들이 지키고 서있는 출입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단순히 낯선 곳으로 진입한다는 긴장감만 서려있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에는 분명 경외감이 어려있었다. 그럴만 하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쌓기도 전에 이미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태초의 성. 외부인들은 지금 그 중 하나이자, 가장 세력이 거대한 북부의 티아로크 성에 들어가는 중이다. 남색바탕에 은빛 수실로 거대한 용이 그려진 깃발이 나부끼는 사이로, 서로를 아는 듯 마는 듯 애매모호한 관계를 이루던 방문자들은 저마다의 목적을 이..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판타지

어떤 단막극

1. 기존에 작성했던, Tell me what you want.의 사잇글입니다. 2. 왜 갑자기 쓰냐고요? 진짜 멋있는 대천사융 그림을 교환받았는데 제 글이 그걸 못 살렸거든요. 3. 분하다! 그래서 다시 씁니다. 나름의 A/S 라고 생각해주심씨오... 4. DC 드라마의 그 루시퍼가 모티브인 만큼, 융터르는 아메나디엘을 생각했습니다만 날개색은 흰색으로 하겠읍니다. 스스로를 캘리칼리 데이비슨이라 자칭하는 남자는 씩 웃었다. 딱히 마음에 차지 않는 클럽에서 이토록 즐거운 일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었던 그에게 스스로를 형사라 밝힌 친구는 자신이 아는 그 어떤 존재들보다도 놀리는 맛이 정말로 좋았으니. 예를 들자면 지금도. 이 별볼일 없는 클럽이 알고보니 일대의 마약을 책임지는 일종의..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그 외

센터 사용설명서

1. 내가 또 미쳤지. 2. 근데 맛있는 소재가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3. 그… 뭐시냐, 나폴리탄을 생각하려 했는데 그건 무리였습니다. 4. 좋은 소재 주신 분들께는 늘 그랜절 드립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묵직한 가방을 다시 고쳐매고, 얼굴에 와닿는 불빛에 안도감이 그제서야 불쑥 치솟았다. 더러운 집, 더러운 생활에서 잠시나마 안녕이다. 부모라는 작자에게 얻어맞아 퉁퉁 부은 몸뚱이를 겨우 움직여가며, 밤 11시라는 제법 늦은 시간에도 아직 잠기지 않은 이 문을 열기까지 얼마나 고된 나날을 보냈던가. 원래대로라면 내일 아침에 입소하기로 하였지만, 끔찍한 나날로부터 도피를 원하는 몸과 마음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슬며시 문을 열었다. "어서오십시오." 현관에서 나를 중년의 남성이, 그 외모와 어울리..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그 외

태양계 순환열차에 탑승한 고객님을 위한 안내서(2)

1. 어....어쩌다가 왜 (2)를 쓰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2. 그래도 역시 써보고 싶었어! 쓰고 싶었다고!!! 3. 이런걸 역시 커미션으로 안(사실 요새 안 들어온 지 꽤 됨)들어와서 다행입니다. 사실 순환열차를 탑승할 일이 거의 없는 프리터로서 1등석이란 사실상 그런 것이 있다더라, 라는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다. 불과 오늘 첫 업무로 검표를 하기 전까지는. 긴장한 얼굴로 정중하게 노크를 하고, 최대 오르트 구름 환승지대까지 가는 이 열차를 보다 쾌적하고 안락하게 가려는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해 검표를 함으로서 그 도시괴담과도 같았던 실체를 목격하기 전까지는. 불과 어제만 해도 손님으로서 탑승한 2등석 또한 제법 훌륭한데도, 지금와서 비교하라고 하면 거의 헛간이나 비유할 정도로 초라하기 짝이 없..

공개 썰입니다./교류행동 단편선

연성교류)I know what you want.

1. 뜨너 님과의 연성교류로 대천사 융터르를 쓰게되었읍니다. 2. 마침 생각해보니 루시퍼 캘로 쓴 적이 있어서 이걸 좀 끌어다 쓰게 되었읍니다. 3. 대충 어떤 느낌인가 하면 이쪽을 참조 부탁드립니다. 4. 날먹인 것 같은 무의식적인 생각이 들지만 별 수 없었읍니다. 창문을 통해 따스한 햇빛이 붉은색 융단 위로 스며들어, 굳이 슬리퍼를 신지 않아도 포근한 느낌이 만족스러워 캘리칼리 데이비슨이라 자칭하는 남자는 알 수 없는 콧노래를 흥얼거렸지만 곧 그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뻔뻔한 그라고 해도 방 주인의 언짢은 시선을 모른 척 넘어가기란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꺼운 책상 위로 심리상담가 카르나르 융터르라는 명패가, 그리고 그 뒤로 앉은 남자가 피곤하다는 듯 한 손으로 눈가를 몇 차례 꾹꾹 누르고 있었다...

공개 썰입니다./멤고 단편 - 그 외

태양계 순환열차에 탑승한 고객님을 위한 안내서(1)

1. 융텔 보면서 매번 이런거 쓰고 싶다 생각했는데 결국 저질렀읍니다. 2. 뭐 내면의 씹덕 이건 이제 지겨우실 거 다 압니다. 3. 뒤에 (1) 붙은거 보시고 짐작하셨겠지만 (2)도 쓸 겁니다. 언제 쓸건지는 몰루... 이번 정차 역은 경유지인 테티스, 테티스 역입니다. 지구 시간 기준으로 1주일의 정차를 통해 정비 기간을 가질 예정이오니, 탑승하신 승객께서는 잠시 하차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짐을 내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태양부터 오르트 구름지대까지를 한 바퀴 순회하는 열차 내부에서 차장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흘러나올 쯤, 과연 역 주위로 진득하게 늘어진 환락의 거리가 멀리서부터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더 이상 한 눈에 담을 수도 없는 거대한 목성이 배경처럼 드리워진 상태. 수성부터 ..

김만성피로
'공개 썰입니다.' 카테고리의 글 목록 (9 Page)